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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이야기

카카오 1년차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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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꼬동입니다.

 

얼마 있으면, 제가 카카오로 이직한 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개발자로서는 두 살, 카카오에서는 한 살

 

너무나도 회고록을 쓰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키보드를 잡아보았습니다.

 

사실 새로 구매한 키보드를 사용하고 싶어서, 쓰는 글입니다.

 

너무 좋앙

 

동키(꼬동 키보드라는 뜻 ㅎ)야 안녕

그래도 제 인생에 무게감 있는 얘기도 생각을 해놨으니, 진지하게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여나 해당 글을 읽으시는 분이 계신다면, 아래의 노래와 함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노래 들으면서 썼거든여)

 

https://www.youtube.com/watch?v=EgbpnS3ipR4 

young k - microphone

- 3년

카카오의 1년을 돌아보기 전, 제가 개발을 시작한 시기로 돌아가봅시다. (건너 뛰고 싶으면, 목차 "- 1년"으로 가시면 됩니다)

 

제가 개발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단지 "어머니"가 시켜서였습니다.

 

기계공학과 학사였던 저는 기계 전공을 살려 자동차 부품 제조 회사 성우하이텍에 입사 할 예정이었고, 집에서 빈둥빈둥 거리고 있었죠.

 

제가 빈둥거리는걸 굉장히 싫어하는 저희 어머니는 하나의 전단지를 카톡으로 전달했습니다.

 

별로 흥미없었지만, 단지 "삼성"이라는 단어에 지원을 하게 됐습니다.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근데 뭐람

 

면접도 붙고 교육 들으러 오라네요 ?

 

건강검진 받아라는 성우하이텍의 전화는 가볍게 무시하고, 서울로 상경하게 됩니다.

 

그렇게 고시원에서 1년 동안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에서 개발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개발 선생님은 아직까지 최고의 선생님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인데요.

 

"해피해킹"이라는 교육기관 CEO 이신 분이었습니다.

 

https://www.hphk.kr/

 

해피해킹 HPHK

WE MAKE LIFE-CHANGING SW EDUCATION 우리는 인생을 바꾸는 SW 교육을 만듭니다

www.hphk.kr

수강생으로서 해피해킹의 교육 방향을 말하자면, 정말 즐겁게 개발을 할 수 있도록 꿈을 심어주는 기관이었습니다.

 

그렇게 제 머리 속에 개발에 대한 철학이 해피해킹으로부터 심어지게 됩니다.

 

그 철학은 바로, 개발이란 것이 개인이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실현하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는 기술이라는 점입니다.

 

기계공학 역시 현실적으로 무엇을 만들 수 있지만, 누가 용접과 선반, 드릴링을 집에서 할 수 있겠어요.

 

기계공학과 반대로 개발은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실용적이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저는 이걸 "창의적인 기술"이라고 부릅니다)을 사람들에게 쥐어주는 기술임을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에서 배우게 됩니다. (두 학문을 겪어본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취업을 하게 된다면, 창의적인 일을 하는 개발자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항상 이 생각에 설랬었죠.

 

개발자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일 것이다.
창의적인 일 :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세상을 바꾸는 일 (계속해서 나옵니다)

- 2년

그렇게 1년간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에서 구르다가, 삼성에 입사하게 됩니다.

 

정말 왜 뽑혔는지는 모르겠지만, 가고싶어서 지원했고, 오라길래 갔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너무나도 가고 싶었던 회사, 대한민국 주가 총액 1위 "갓성" (지금은 ...)

 

RIP

그렇게 SW 직으로 일을 시작하기 시작했는데, 개발로서 너무나도 열악한 환경임을 눈으로 확인하고 경악을 했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신입사원으로서 삼뽕이 극에 달할 때가, 입사 후 한 달 째 입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이 삼뽕은 짧으면 세 달, 길면 일 년 정도 갑니다.

 

저는 어땠을까요.

 

입사하자마자 이 삼뽕이 박살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자리가 정해지고 컴퓨터를 잡고 일하는 날 집에 와서 이직을 준비했습니다. (심지어 울면서, 진짜 울었습니다)

 

더 이상 적었다간 삼성 법무팀에서 연락올까봐 적지 않겠습니다.

 

다음에 누군가 저에게 술을 사주신다면, 그 자리에서 말하겠습니다.

 

눈치 빠르신 분은 아시겠지만, 위에서 당시 저는 "개발자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아니었겠죠.

 

지금 나와서 생각해니, 정말 좋은 회사입니다.

 

혹여나 이 글을 읽고 위 회사를 나가거나, 입사를 안하겠다는 분이 계신다면, 멈춰주시길 바랍니다.

 

밖은 더 지옥이거든요.

 

어찌됐건, 이직을 준비할 때, 한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개발로 시작한 회사에 가게 된다면, 좀 더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 그렇기에 나는 개발자가 주가 될 수 있는 회사(IT 회사)를 가겠다 !"

 

그렇게 공부를 시작하게 됩니다.

 

개발자가 주가 되는 회사(IT 회사)에 갈거야 !

- 1년

IT 회사를 쭉 나열한 다음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네카라쿠배당토" 맞습니다) 1등으로 가고 싶은 기업, 카카오를 타겟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입사를 하게 됩니다.

 

참고로, 죠르디를 좋아해서 1등으로 삼았습니다.

 

귀여운건 못 참지

 

이래도 안 와 ㅎ?

 

사실 전 회사를 입사하기 전에도 매우 가고 싶었던 기업이라 너무나도 신나게 출근을 하게됐습니다.

 

확실히 전 회사랑은 달랐습니다.

 

개발에 대해 보수적인 자세였던, 전 회사와는 달리, 출근부터 퇴근까지 개발 얘기만 하고 가도 되는 회사였거든요 !

 

일 역시도 제가 만든 것을 사람들이 쓰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위치였기 때문에 굉장히 동기부여가 잘 되었습니다. (자랑을 할 수 있음 ㅎㅎ)

 

"아직까진" 대국민 앱

 

전 회사에서 백엔드 포지션이었지만, 프론트로 전향하면서 공부할 것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워낙 훌륭한 분이 많아서 배울 점도 많았기에 흥미롭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훌륭하신 분들을 많이 못 만난 건 아쉽지만요.

 

물론, 중간마다 힘들었던 기억도 많았습니다.

 

첫 새벽 배포 때, 제가 짰던 코드가 이슈가 많아서 눈물을 훔치며 배포했던 적도 있었고요.

 

이슈 수정 잘 못 하고 배포하는 바람에 모든 기획자 분과 같이 일 하는 분들이 퇴근하고 총 출동해서 도와주신 적도 있었죠. (굉장히 죄송했습니다)

 

그래도 주변에서 "이직하기 잘 한거 같애?" 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저는 그 때마다 "안 했으면, 후회 했을거 같애"라고 답을 했더랬죠.

 

그 말은 즉, 이 회사에서 "창의적인 일을 하고 있다."라고 저 스스로 느꼈던거 같습니다.

 

 

IT 회사는 내가 생각했던 곳이 맞았다.

현재

최근들어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나 잘하고 있는건가 ?"

 

분명 제가 원한 "창의적인 일"을 하고 있는데, 해당 기업에서 지낸 제 하루가 의미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이 끊임없이 반복됐습니다.

 

진짜 왜 때문이지 ?

 

그렇게 의문만 가지고 살아가다, 왜 해당 생각이 들었는지는 한 강연을 통해 알게됐습니다.

 

회사에서 제공해주는 가치는 퇴사를 함으로써 잃게된다.

 

이 말은 "카카오 개발자"라고 불리는 제가 퇴사하게 되면, "카카오 개발자"가 아닌 "개발자"가 되어버린다는 뜻입니다.

 

사실 제 입장에서는 이게 굉장히 무섭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회사가 주는 타이틀의 영향이 큰 것을 알고 있거든요.

 

오죽하면 "네카라쿠배당토"로 묶어서 취업 광고를 하겠나요.

 

이제 이런 광고 지겹다

 

솔직히 해당 블로그도 이 덕을 많이 봤습니다.

 

제가 쓴 글 중 면접 시즌만되면, 네이버 / 카카오 / 삼성전자의 면접 관련 글 방문수가 약 두 배 증가합니다.

 

그리고 최근 링크드인에서 삼성전자와 카카오 경력을 등록하니, 굉장히 많은 사람이 일촌 신청과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진 기업에 몸 담고 있다는 뜻이겠죠.

 

그런데, 제가 퇴사를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

 

아마 저는 지금과 같은 관심을 받을 수 있을거라곤 생각하진 않습니다. "카카오 개발자"에서 "카카오"란 타이틀을 잃게 되는거니까요.

 

스스로의 가치 중 회사가 큰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이 타이틀을 잃는다는 게 굉장히 무섭게 다가왔습니다.

 

이런 가치로부터 독립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타이틀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본인만의 강점과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앞서 저는 회사에서 창의적인 일(실용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고 있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이 회사에서만의 창의적인 일은 퇴사를 하게 된다면, 다신 할 수 없는 일이 됩니다. 재입사를 하기 전까지 말이죠.

 

그럼 본인의 신념과 일치하는 기업을 다시 찾던가, 회사를 차리던가를 하여 꿈을 펼쳐야 하는데, 오로지 회사 타이틀만 믿고 지내온 저에게 이 기회가 올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게 됐습니다.

 

돌이켜보니, 현재 제가 회사에서의 직업과 노동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만 자세를 취하고 있더군요.

 

본인의 강점과 성장을 위해서가 아님을 알게 되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됐습니다.

 

자 이제 제가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았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본인만의 강점을 쌓아서 회사로부터 독립을 하더라도 훌륭한 개발자, 이를 넘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

 

이를 위해 단순히 개발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일까요 ?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은 했지만, 성장은 했던가 ?

미래

위에서 회사를 퇴사하게 된다면, 본인의 신념과 일치하는 기업을 찾던가, 본인이 회사를 차려 꿈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여러분들이 주식 / 코인 / 복권 대박이 터져서 여행 다니며 놀아도 되겠지만, 일반적인 경우로 생각해보자고요.

 

본인만의 강점을 쌓아 올리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력과 가치관

 

실력은 두 말하면 잔소립니다. 실력이 없다면, 아무리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기업이 있다하더라도 시작조차 할 수 없으니까요.

 

이 실력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주말에 아픈 몸 이끌고 카페와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실력에 대해서는 개발자 직업을 가진 모두가 인식하고 있습니다. (만약, 없으시다면 가져보면 어떨까요 !?)

 

이번 글에선 두 번째 단어에 집중하고 싶은데, 바로 가치관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창의적인 일을 다시 한 번 언급하겠습니다.

 

창의적인 일 :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세상을 바꾸는 일

 

사람마다 생각하는 실용적인 아이디어와 세상을 바꾸는 일은 다릅니다.

 

어느 한 사람은 전화기, 인터넷, MP3를 한 데 모으는 것이 실용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으며,

 

다른 한 사람은 화성에 사람을 보내어,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본인만의 창의적인 일을 정하기 위해서는 가치관이 필요합니다.

 

이 점이 다르다면, 어느 곳에 가더라도 계속해서 방황과 고민을 하며 지내겠죠.

 

그런데, 이 가치관은 혼자 자기 전 침대에서 4시간씩 고민한다고 쌓아 올릴 수 없습니다.

 

혹여나 이렇게 쌓아올린 가치관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가치관이 세상을 바꾸는 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본인에게만 완벽한 가치일테니까요.

 

가치관을 쌓으려면 개발 실력을 쌓는 방법과는 조금 다르게 접근을 해야합니다.

 

우선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책은 개발 서적만이 아닙니다. 그 어떠한 책이든 상관 없습니다.

 

다른 분야에 대한 시선을 담은 책은 가치관을 확장시키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가 그 어떠한 책이라도 좋으니 책을 많이 읽어라고 했더랬죠. 실제로 그도 많은 책을 봤고요.

 

두 번째로는 동료들과의 대화입니다.

 

사실 책은 저도 많이 안 읽어서 반성하고 있지만, 두 번째 방법은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방법은 확실히 넓은 시야, 동기부여, 아이디어를 줬습니다.

 

제가 좀 유리한 부분이 제 주변엔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기계공학과를 전공했고, 삼성전자에서, 카카오로 오게 됐으니 다양한 주제로 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사람이 당연히 많겠죠.

 

그리고 제가 만난 사람 모두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사람입니다. 확실히 제가 인복이 많네요.

 

그렇기에 동료들과의 대화는 분명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가치를 알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도움을 받은 만큼, 그 분들에게도 제가 큰 도움이 될 수 있기에 자주 대화를 하는 것이 좋을거 같습니다.

 

이 두 가지 성장법을 지킨다면, 스스로가 생각하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 데엔 큰 어려움이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실력과 가치관, 창의적인 일을 계속해서 하기위한 필요조건


슬슬 글을 마무리 지어보려고합니다.

 

사실 회고록으로 시작했지만, 많은 걱정을 글로 옮겨 담은거 같아서 조금 글이 엇나간거 같네요 ;;

 

이게 다 책을 안 읽어서 그렇습니다.

 

저처럼 살지 마시오.

 

 

그래도 혹여나 같은 걱정을 가지신 분이 해당 글에서 조금이라도 해답을 찾으셨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합니다.

 

사실 이미 만족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 해답을 찾은거 같거든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되고,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해당 글에서 강조한 창의적인 일은 계속해서 하고 있는 사람이면 좋겠네요.

 

주제 넘은 얘기도 많았지만, 가볍게 읽고 지나가는 일기로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안녕 !


이상 카카오 1년차 회고록였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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